서울 강남 중심가에 있는 고급 빌딩이 완공된 지 3년이 넘도록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감정가가 수천억 원에 달하고, 매달 10억 원의 임대료가 나올 수 있는 건물인데 왜 방치되고 있는 걸까요?
박광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유동인구가 백 만 명에 달하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한 빌딩입니다.」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지난 2011년 초 완공됐습니다.
▶ 인터뷰 : 김세환 / 공인중개사
- "2천5백억 정도 되는 물건입니다. 보증금 백억에 월 10억 정도 임대 수익이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건물은 입구가 굳게 닫힌 채 3년째 텅 빈 상태입니다.
우뚝 솟은 조형물 옆은 사람들의 흡연장소로 변했습니다.
건물 주변 곳곳엔 무단으로 투기 된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시행사와 시공사 사이 분쟁으로 건물이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이 건물 공사는 지난 2008년 시작됐습니다.
「시행사는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대신, 건물을 담보로 사업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두산중공업이 보증을 서도록 했습니다.」
「이후 두산 측은 기한 내에 대출을 갚지 못하면 건물과 관련한 권리를 자신들에게 넘긴다는 각서를 요구했고, 시행사가 돈을 못 갚자 지난 2011년 사업권을 넘겨받았습니다. 」
시행사는 두산 측이 자신들의 자금 마련을 의도적으로 방해해 건물을 통째로 빼앗으려 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김대근 / 시행사 대표
- "두산중공업에서 요청한 증권사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시장에 접촉하는 바람에 (추가 대출이 무산됐습니다.) "
▶ 인터뷰 : 금융관계자
- "두산중공업이 좀 가혹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약정은 그렇게 돼 있지만, 보전을 좀 해주면서 사업권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두산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두산중공업 관계자
- "공사대금도 받지 못하고 건물을 준공한 저희 회사는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시행사는 두산중공업과 신탁회사를 업무방해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한종호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