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체포한 수사팀장 전격 교체

【 앵커멘트 】
국정원 직원을 체포한 검찰의 특별수사팀장이 전격 교체됐습니다.
명분은 업무상 이유였지만, 상부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한 게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강현석 기자?
(네,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국정원 직원을 체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전격 경질됐죠?


【 기자 】
그렇습니다. '국정원 댓글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렬 여주지청장이 교체됐습니다.

이번 경질은 어제 국정원 직원의 긴급체포가 그 이유였습니다.

윤 팀장은 트위터에서 정치적 댓글을 퍼 나른 국정원 직원들을 어제 긴급체포했다가 밤늦게 풀어줬는데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윤 팀장이 결재절차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밝혔는데요.

상부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영장을 받아 집행하고,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보고절차 누락과 내부기강을 문란하게 한 책임을 물어 수사에 관여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설명입니다.

윤 팀장은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 재판에 직접 들어가 공소를 유지해왔는데요.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1월 8일 이후 윤 팀장이 재판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 팀장은 오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하루 연가를 낸 상태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국정원의 항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아닌가 싶은데요

【 기자 】
국정원의 항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국가정보원 직원법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구속수사시엔 사전에 알려주도록 되어 있는데요.

꼭 법이 아니더라도 관례적으로 국정원과 관련된 수사는 사전에 통보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윤 팀장은 수사보안 등을 이유로 긴급체포 전에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때문에 남재준 국정원장이 격노해 검찰에 높은 수위의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에 난리가 났었다"면서 "항의를 받은 끝에 윤 팀장이 경질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즉, 검찰 수뇌부가 국정원의 항의를 받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윤 팀장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윤 팀장은 팀에서 배제되기 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혐의내용을 전격 변경했죠?

【 기자 】
네, 검찰은 어제 국정원 직원을 체포해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혐의를 변경한 건데요.

트위터에 여당에 유리한 글을 올린 뒤 자동 리트윗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만 건의 글을 퍼나른 혐의가 추가된 겁니다.

기존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글 300여 개가 발견됐다 정도의 설명만 있었죠.

구체적으로 이 내용이 범죄혐의에 추가되지는 않았는데, 공소장 변경을 통해 혐의에 포함된 겁니다.

이를 두고 윤 팀장이 팀에서 떠나기 전 마지막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일각에서는 이같은 공소장 변경을 '쿠데타'로까지 묘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김진태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진상조사를 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MBN뉴스 강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