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말이 인기지만 정작 국내에선 순우리말이 점점 잊혀가고 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 5학년 학생들에게 순우리말 다섯 개의 뜻을 아는지 물었습니다.
이 다섯 개 단어 중에 미리내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아이들 가운데 단 한 명만 손을 들었습니다.
친한 친구라는 뜻의 아띠라는 말을 물었더니 재미있는 대답도 나옵니다.
머리에 끈을 매는 거 아닌가요?
중학생들도 순우리말이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르 들어본 적 없어요?) 못 들어봤어요.
(도담도담은요?) 모르겠어요.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일제 강점기 시대 한글 말살 정책으로 크게 줄어든 순우리말은 이제 일상 대화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일부 지식인들은 한글과 한자를 같이 쓰는 일명 한자 혼용을 강조해왔고
한글보다 외국어가 세련됐다는 사대주의 문화가 퍼지며 순우리말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왔습니다.
▶ 인터뷰 : 박주현 / 경기 부천시
- "한자를 쓰면 좀 유식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많이 한자로 바뀐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순우리말을 많이 쓴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법적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이대로 /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대표
- "교과서에 순우리말을 많이 살려서 쓴 글을 실어야 한다는 제도나 규정이 있어야 하고…."
넘쳐나는 외래어와 정체불명의 외계어 속에 소중한 우리 고유의 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