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삭제 지시' 확인 땐 처벌 어려워

【 앵커멘트 】
검찰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삭제됐다고 발표했는데,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가능할까요?
이성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지 않은 행위와 이지원에 등록된 회의록을 삭제한 행위입니다.

당시 청와대가 만든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로 보게 되면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검찰은 처벌조항이 없는 '이관' 문제 보다는 '삭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기록물을 파기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도 "이관이 안 됐다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삭제가 됐다면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처벌대상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 회의록이 삭제됐느냐에 따라 정해지는데,

고인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삭제를 지시했다면 검찰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해야 합니다.

실무자들 역시 단순히 지시를 받아 삭제를 했다면 처벌이 어렵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때도 검찰은 윗선의 지시를 받아 댓글을 올린 실무자들을 기소유예하거나 불기소했습니다.

만약 회의록을 공공기록물로 분류하거나 회의록 삭제를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인정한다면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검찰은 회의록을 삭제한 시점과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해 혐의를 밝혀내겠다는 입장이지만 형사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