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잘 나가는' 정치인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체로 좋지 못했습니다.
김천홍 기자가 그 수난사를 돌이켜 봤습니다.
【 기자 】
고 김근태 의원은 역대 복지부 장관 중 가장 정치적 거물로 꼽힙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이헌재 당시 경제 부총리와 정면으로 부딪쳤습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려 하자, 김 전 장관이 이에 제동을 건 겁니다.
정부와 엇박자를 냈다는 점에서 진영 전 장관의 행보와도 닮아 보입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국민연금법 개혁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장관직을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밀어붙이던 개혁안을 놔둔 채 사퇴한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야 했습니다.
2년이나 복지부를 이끌었던 전재희 전 장관은 자신이 추진했던 '리베이트 쌍벌제' 때문에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한 의사단체가 "전 전 장관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허위사실로 국회의원들을 현혹시켰다"며 고발장을 접수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변인 출신인 진수희 전 장관 역시 굵직한 현안들 사이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복지부를 떠난 후, 정치적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 인터뷰 : 박찬종 / 변호사
- "(정치인들이) 유권자 표에 많이 취약한데 보건복지부에 의외로 이익단체가 굉장히많거든요. (그런데) 중심과 독자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낙마하는…."
인기를 신경 써야 하는 정치인에게 인기에 연연하면 안 되는 장관직은 어쩌면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