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의 지점장이 노인들을 상대로 수십억 원의 사기행각 끝에 자살했습니다.
몰래 가입자 명의의 통장을 만들고, 대출을 받고, 심지어는 해약금까지 가로챘는데, 보험회사는 나 몰라라하고 있습니다.
최용석 기자입니다.
【 기자 】
70대인 신 모 씨와 허 모 씨는 최근 수십 년간 거래를 해온 KDB 생명 지점장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보험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김 모 지점장을 믿고 가족명의로 입금한 보험금은 약 24억 원.
김 지점장은 좋은 상품으로 갈아탄다며 서류를 위조하고 몰래 가짜 계약서까지 작성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신 모 씨
- "다 읽어보면 힘들고 증권도 누가 테이프로 붙였는지 알겠어요? 그랬더니 나중에 보니 전부 자기가 해먹고 가짜로 계약해놨더라고요."
또 몰래 사인을 받아 고객 앞으로 통장을 만들어 보험증권 대출을 받고 보험 계약을 해지한 뒤에는 해약 환급금도 마음대로 써버렸습니다.
특히 보험 가입자 전화번호를 자신의 번호로 등록해 해약도 마음대로 했습니다.
▶ 인터뷰(☎) : 실제 콜센터 녹음(김 모 점장 음성)
- "OO생명 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해약 하나 부탁합니다."
이런 사기 행각이 들통나자 김 지점장은 지난 4월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저수지에 뛰어들어 자살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김 모 지점장 개인의 비리라며 고객의 손실을 물어줄 이유가 없다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KDB 생명 관계자
- "저희 내부적인 보험계약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아니라 개인 간의 어떤 사기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희가 보기엔 그런 건데…."
KDB 생명은 김 모 지점장의 사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실적이 좋다며 정년 연장 계약까지 했습니다.
수익이 발생하면 지점장을 극진히 대우하고 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나 몰라라 외면하는 KDB생명.
피해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