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과 맞서고, 시위현장에서 질서 유지를 맡고, 바로 전투경찰 얘기입니다.
역사의 격동기에서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은 전투경찰이 오늘 마지막 기수 전역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홍승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위를 막다가 지친 몸으로 길가에 누운 전경들.
1980년대 민주화 물결의 한복판, 끝없이 이어진 시위대 맞은편엔 언제나 전투경찰들이 있었습니다.
전경은 1970년대 간첩 작전 수행을 위해 창설됐다가, 80년대 치안 보조 임무가 추가돼 주로 집회시위 대응 등에 투입됐습니다.
시위대와 창과 방패로 맞서고 일부는 난폭한 진압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다보니 희생자도 많았습니다.
무장간첩과 교전하다 숨지거나 시위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순직한 전경만 3백 명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정병인 / 전의경회 회장
- "많이 다치고 병원에서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2000년대 중반 들어선 병역 자원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1월부터 전경 차출이 중단됐습니다.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겁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전경 183명의 전역식이 열렸습니다.
"신고합니다! 2013년 9월 25일로 전역을 명 받았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전의경회와 전경 출신 인사 등 5백여 명이 참석해 지난 42년간 국가를 위해 기여한 전경들의 노고를 기렸습니다.
▶ 인터뷰 : 김상형 / 전투경찰 3211기
- "폐지된다고 하니까 많이 아쉽고요. 의경들이 열심히 할 거로 생각해서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
▶ 스탠딩 : 홍승욱 / 기자
- "오늘 3211기 전역식을 끝으로 전투경찰 제도는 42년 역사를 마감했습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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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