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이 동서지간인 동양그룹의 자금지원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회사채 발행 등으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해온 동양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김태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동양그룹은 그동안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충당해왔습니다.
일종의 '돌려막기'로 기업을 경영해 온 겁니다.
하지만, 지난 4월 개정된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이제는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증권사는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판매할 수 없게 되는데 동양 계열사 대부분이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터라 더는 자금을 끌어들일 수 없게 됐습니다.
재계서열 30위권인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은 모두 1조 1천억 원 수준으로 당장 다음 달까지 3,200억 정도를 갚아야 합니다.
때문에 동양은 오리온그룹에 일종의 '보증을 서달라'는 식으로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동양그룹 이혜경 부회장과 오리온그룹 이화경 부회장은 창업주의 첫째, 둘째 딸로 남편인 현재현 회장과 담철곤 회장은 동서지간입니다.
이런 동서의 요청에 오리온이 거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 인터뷰 : 오리온그룹 관계자
-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습니다."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했을 때 자칫 담 회장의 경영권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계열사 어음을 판매해온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섰습니다.
한 때 재계서열 5위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은 앞뒤로 돈줄이 막히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