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을 보호하기 위해 농민들이 만든 불법 전기 철조망이 야생동물을 무차별 살육하고 있습니다.
동물 잡으려다 자칫 사람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전기 철조망 실태,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연천의 한 논.
논둑마다 가느다란 철사줄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논으로 들어가자, 썩은 악취와 함께 멧돼지 1마리가 죽어 있습니다.
철삿줄 밑엔 죽은 멧돼지의 털까지 떨어져 있습니다.
불법 전기 철조망.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농민들이 농사용 전기를 불법으로 끌어다 설치한 것입니다.
▶ 인터뷰 : 불법 전기 철조망 설치 농민
- "왜 남의 전기입니까? 내 전기인데…. 불법인지 몰랐지, 난…. 주로 밤에 켜죠. (밤 7시부터 아침 7시 반까지?) 한 10시간 정도 켜는 거죠."
문제는 이 철조망이 동물과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이처럼 사람이 다니는 농로 한가운데에도 철조망이 설치돼 있습니다. 논 주변 철조망보다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실제로, 철조망을 이어보자 강한 불꽃이 튈 정도로 센 전기가 흘렀습니다.
▶ 인터뷰 : 이인모 / 야생생물관리협회 경기북부지부 사무국장
- "당장 내 논에 피해가 오니까 피해 오는 것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농민들이."
동물 잡으려다 자칫 사람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불법 전기 철조망, 하지만 뾰족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