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버젓이 경찰을 불러 자신이 가해자라고 신고합니다.
얼핏보면 양심범인 것 같지만, 이들이 노린 건 합의금 등을 지급하는 운전자 보험금이었습니다.
그동안 피해자로 위장했던 보험사기와는 한 차원 다른 신종 사기입니다.
보도에 오택성 기자입니다.
【 기자 】
나무 뒤에 숨어 있다가 차에 뛰어들어 쓰러지고,
차에 부딪힌 척 비틀거리다가 땅에 주저앉기도 합니다.
이런 할리우드 액션으로 보험금을 타내는 게 전형적인 사기인데, 최근에 신종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32살 최 모 씨는 한 건널목에서 운전 중에 지나가던 여성을 치었습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사고 직후 최 씨는 경찰을 불러 자신이 가해자라고 신고했습니다. 언뜻 보면 일반 교통사고 같지만, 최 씨가 노린 건 따로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교통사고 가해자가 받는 '운전자 보험금'을 노린 고의 사고였습니다.
사고를 낸 사람이 경찰에 입건됐을 때 합의금이나 과태료 등으로 훨씬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걸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피의자
- "가해 차량이 되는 게 보험금이 더 많이 나오고, 처벌이 두렵기도 했는데 그만큼 돈이 되니까…."
신종 보험사기를 위해 최 씨는 피해자들과 미리 짰고, 지금까지 13차례에 걸쳐 억대의 보험금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김 성 / 손해보험협회 조사팀장
-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일치하는데다 가해자가 과실을 인정해서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고…."
하지만, 최 씨는 잇단 사고를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 신고로 결국 꼬리가 잡혔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logictek@mbn.co.kr]
영상 취재: 최선명 기자
영상 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