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실상 '4심제' 요구…대법원 '불쾌'

【 앵커멘트 】
3심제로 돼 있는 우리나라 사법제도를 사실상 4심제로 바꾸는 법안을 헌법재판소가 제출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당장 상급기관을 둘 처지가 된 대법원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제주 재해평가 심사위원으로 뇌물을 받았다가 징역 2년형이 확정된 남 모 교수.

자신은 정부 외부기관 위촉위원으로 공무원 신분으로 간주해 뇌물죄로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대법원 판결 직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남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때문에 세 번의 재판으로 끝날 사건이 아직까지 재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사실상 네 번의 재판을 하는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예 4심제를 법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국회에 제출돼 논란이 예상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2일 국회 의견서를 통해 헌법소원 대상에 법원 재판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끝난 재판 결과는 헌법소원이 금지되지만 이를 허용하자는 겁니다.

사법권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재판에 의한 기본권 침해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헌재가 사실상의 상급기관으로 군림하게 된다며 불쾌한 반응이 역력합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최고 법률기관의 지위를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의 해묵은 갈등이 이번 '4심제 논란'으로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