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괘씸죄'…"지원금 못 줘" 구청의 횡포

【 앵커멘트 】
서울 동작구청이 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못 주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기 때문인데, 주민들은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사당동의 한 아파트.

10년 넘은 낡은 배수로 탓에 큰 불편을 겪자, 올해 초 주민들이 돈을 거둬 교체 공사를 했습니다.

통상 시설공사를 하면 많게는 든 돈의 70%까지 구청에서 보조해주는데, 해당 구청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 인터뷰 : 최미영 / 해당 아파트 주민
- "신청하면 지원을 받는 돈인데 안 준다고 하니까 당황스럽죠."

동작구청 측이 내세운 이유는 구청에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한 아파트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이었습니다.

이 아파트가 지난해 5월 동작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각하 판결받은 걸 문제삼은 겁니다.

하지만, 조례 어디에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는 없습니다.

▶ 인터뷰 : 서울 동작구청 관계자
- "행정지도를 함에도 따르지를 않고 거기에 반해서 소송을 제기하니까 우리가 그런 조항을 넣게 된 거예요."

실제로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이런 황당한 조항이 있는 곳은 동작구청뿐입니다.

▶ 인터뷰 : 최민령 / 변호사
- "헌법상 평등원칙과 적법절차 원칙을 무시한 위법한 처분입니다.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이유로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제멋대로 규정을 만들어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는 동작구청.

주민들은 괘씸죄가 아니냐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