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해 도심 곳곳에 공공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는 곳이 아닌 자전거를 버리는 쓰레기장이 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퍼렇게 녹슨 체인이 힘없이 풀려 있습니다.
한 데 뒤섞인 자전거 위에는 먼지만 수북합니다.
바구니는 이미 쓰레기통이 된 지 오래.
근처 다른 거치대도 마찬가지, 자전거가 엎어진 채 나뒹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류동진 / 자전거 거치대 이용시민
- "위생 상으로도 좋지 않고 다른 사람이 차(자전거)를 세우려고 해도 방해가 많이 돼요."
보다 못한 구청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자전거에 스티커를 붙여두고 열흘을 기다렸다가 그래도 찾아가지 않으면 수거합니다.
하지만 주인이 나타날리 없습니다.
자전거 주인을 추적할 수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 인터뷰 : 국경근 / 서울 영등포구청 교통개선팀장
- "차량은 번호로 조회되는데 자전거는 조회할 수도 없고 과태료도 안 물다 보니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자전거를 놓고 갑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자전거는 이곳 창고에 모입니다. 수거된 자전거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그나마 쓸만한 자전거는 고쳐서 싼 값에 시민들에게 되팔지만, 나머지는 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한 해 서울시에서만 버려진 자전거 수가 무려 6천여 대에 달합니다.
올해만 벌써 3천여 대가 버려졌습니다.
몰래 자전거를 버리는 얌체족 탓에 서울시내 4천여 곳의 자전거 거치대가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