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교육 등으로 홀로 남은 기러기 아빠가 매년 2만 명씩, 어느덧 50만 명이 됐습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넘어 자칫 자살 등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메기 병장', 개그맨 이상운 씨.
집에 오자마자 장중한 음악부터 켜고, 거실 바닥을 밀기 시작합니다.
구석구석을 닦았지만, 어지러운 부엌엔 설거지가 또 남아있습니다.
기러기 아빠 8년째, 이젠 베테랑 살림꾼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이상운 씨처럼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기러기 아빠들은 특유의 쾌활함으로 오랜 외로움을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도 처음엔 무척 힘들었습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지난해엔 담낭과 대장 수술까지 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상운 / 기러기 아빠 8년차
- "큰 집에 들어올 때 사람이 없으면 굉장히 무서워요. 솔직히 전 장교 출신인데 유격 받는 것보다 더 무섭더라고요."
기러기 아빠 50만 명 시대.
해마다 2만 명씩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대책은 전무합니다.
실제로 기러기 아빠의 77%는 영양 불균형으로 집계됐고, 30%는 우울 증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엔 대구에서 치과의사인 50대 기러기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수연 / 한국워킹맘연구소장
- "기러기 아빠끼리 모임들이 있습니다. 그런 모임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증가하기 때문에…."
더이상 가족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기러기 가구, 사회적 치료가 절실합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