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 8살 남자 아이가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었죠.
그래서 MBN이 긴급 점검해봤더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등하굣길, 철저하게 치안 공백 상태였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벌써 잊은 건가요?
김지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서울 응암동에서 초등학교 하굣길에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그리고 그제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 8살 남자 아이가 몹쓸 짓을 당한 사건까지.
초등학생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아침 관악구에 있는 해당 학교 등굣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등굣길에 오른 엄마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 인터뷰 : 홍성희 / 학부모
- "무섭죠. 세상에 애들을 내놓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데려다 주고 가는 거에요."
경찰들도 학교 주변을 꼼꼼히 순찰합니다.
하지만, 불과 10분 거리의 인근 초등학교.
경찰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경찰 아저씨 만난 적은 없어요."
"집에 가는데요. 파출소 앞은 지나가는데 경찰들은 어디 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경찰은 인력 부족을 탓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치안 공백이 다른데 생길 수 있으니까. 그때그때 상황 따라서…. 학교 쪽에 너무 몰리면 다른 빈집털이가 생길 수 있잖아요."
경찰 대신 초등학교 치안 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학교 보안관은 학교 밖 일은 자기 일이 아니라며 나몰라라 합니다.
▶ 인터뷰 : 학교 보안관
- "학교 밖은 아는 게 없어요. 경찰이 하는 일이지 우리가 하는 게 아니에요. 전혀 안 해요."
아이들이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할 학교 주변 아동안전 지킴이집은 자신들의 역할조차 모릅니다.
▶ 인터뷰 : 초등학교 인근 지킴이집
- "잘 모르겠는데요. 어디서 연락이 오는 건가요?"
탁상행정만 난무하는 사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등하굣길에서 범죄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수입니다. [pooh@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