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지나다 보면 길 위에 박힌 둥근 말뚝 많이 보셨을 텐데요, 차량 진입을 막는 일명 '볼라드'입니다.
그런데 볼라드 대부분이 설치 규정을 지키지 않아 보행자, 특히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각장애인 나병택 씨는 정강이에 멍이 아물 날이 없습니다.
차량의 인도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일명 '볼라드'란 말뚝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나병택 / 시각장애인
- "지팡이가 왼쪽으로 갔는데 볼라드가 오른쪽 발에 걸리면 여지없이 넘어지게 됩니다. 볼라드를 감지하지 못하면 큰 사고가…."
실제로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 깨지거나, 심한 경우 팔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도 잦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렇게 낮고 딱딱한 볼라드는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위협이 됩니다. 실제로 이 볼라드는 설치 규정에도 맞지 않습니다."
규정상 볼라드의 높이는 80~100cm, 지름은 10~20cm 정도여야 하고, 손으로 밀면 휘어질 정도로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낮거나 두껍고 돌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져 지나치게 딱딱합니다.
▶ 인터뷰 : 김강원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팀장
- "높이를 높여서 충돌하더라도 넘어지지 않게 해달라. 우레탄 재질로 해서 부딪쳐도 다치지 않게 해달라…."
이렇게 규정에 맞지 않는 볼라드는 서울에만 1만 9,000여 개로 전체의 절반에 달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2006년 법 제정 이전에 세워져 강제 철거 대상이 아닙니다.
아파트나 대형마트 등에 민간이 설치한 볼라드도 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관리 대책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촬영협조 : 실로암 장애인 자립생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