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상관없이 엄벌" 늘어나는 법정구속

【 앵커멘트 】
어제(20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명예훼손 혐의로는 이례적으로 실형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습니다.
최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선박왕 권혁 회장까지, 모두 법원 선고와 함께 구속됐습니다.
늘어나는 법정구속, 어떤 의미인지 정수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법정구속, 말 그대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피고인에게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면 법정에서 곧바로 피고인을 구속·수감하는 제도입니다.

어제(20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선고하자마자, 이렇게 피고인석에 있다가 법정 경위와 함께 검사석 옆에 있는 문으로 나가 수감절차를 밟았습니다.

판사가 그 자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바로 구치소로 가 입감되는 겁니다.

최근 이런 법정구속 사례가 자주 보도돼 법정구속이 '요즘 트렌드'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는데요.

지난달 정두언 의원이 현역의원 신분에서 이례적으로 법정구속 됐습니다.

이달에도 최태원 SK 회장과 '선박왕'으로 알려진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같은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동안 법원이 강조해온 불구속재판 원칙이 자리잡았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인데요.

일단,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유죄가 인정되면 구속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윤성식 / 대법원 공보관
- "불구속재판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수사와 재판은 불구속으로 진행하되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하면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

지난 2006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이 불구속 재판 원칙을 강조하기 시작한 뒤 2008년 7천9백여 건에 달하던 법정구속은 지난해 8천9백여 건으로 4년 사이 천 건 정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부산지법에서 열린 전국형사법관 포럼에서도 국민의 재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경제범죄 등에 관대한 처벌을 비판하는 여론을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늘고있는 법정구속을 놓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법과 양심에 따라가 아닌 국민 정서에 따라 판결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비판도 있습니다.

사회유력자나 재벌총수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격한 법집행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