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살 어머니가 내 이름은 물론 가족의 명의로 무려 3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알고보니 직원이 횡령한 것인데, 이같은 대출사고가 새마을금고에서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오지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에 사는 김우제 씨는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5년 전에 빌려간 3억 원을 갚으라는 독촉장을 받았습니다.
김 씨의 항의에, 금고 측은 경북 울진에 사는 여든 살 김 씨의 어머니가 가족들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김우제 / 새마을금고 불법 대출 피해자
- "제 예금을 담보로 서로 다 꾸며 놓고서는 마지막에 어머님한테 이름 하나 받아가지고 대출이 이렇게 됐다고 해가지고. 황당하죠."
알고 보니 금고 직원이 이자를 높여준다고 속여 대출 서류에 서명을 받은 뒤, 그 돈을 가로챈 것입니다.
해당 직원은 횡령 혐의로 4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금고 측은 대출 과정 상 문제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새마을금고 관계자
- "부동산이 아니고 예탁금 있는 범위 안에 있는거니까 크게 신경을 안 쓰죠. "
하지만 금융실명제법상 대출을 하려면 본인 여부 또는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해야 하는데 금고 측이 이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한 겁니다.
▶ 인터뷰 : 조승희 / 금융소비자원 대표
- "새마을금고의 경우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안면(얼굴을 통해)의 영업행태가 많이 벌어지거든요."
지난 5년간 새마을금고 내 횡령액수는 무려 470억원,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오지예 / 기자
- "문제는 이처럼 대출 과정에 허점이 있어도 감사가 부실해 관계 당국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새마을금고 1,427곳에 대한 감사 책임은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행정안전부 관계자
- "금감원에서도 상호 신용 금고 담당자가 많지 않고, (저희랑) 감독 방법은 똑같아요"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관리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인터뷰 : 이병윤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 "행정안전부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문적인 금융감독이 좀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정부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새마을금고 고객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안현민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