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신체접촉 없어도 성추행 성립"

【 앵커멘트 】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없었지만 어린아이같이 연약한 상대방 앞에서 음란행위를 했다면 추행죄로 볼 수 있을까요.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김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20대 중반인 채 모 씨는 11살 여자아이를 따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채 씨는 여자아이 뒤에서 바지를 내린 채 음란행위를 했고, 이를 발견한 여자아이는 놀라 소리를 지른 뒤 도망쳤습니다.

당시 채 씨는 여자아이에게 아무런 신체접촉도 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채 씨의 추행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습니다.

폐쇄 공간에서 도움받기 어려운 피해자를 상대로 한 음란행위를 강제 추행으로 본 겁니다.

특히 피해자 몸에 손을 대거나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심리적인 위압감이나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신체 접촉이 없는 음란행위를 무죄로 본 원심을 뒤집은 결과입니다.

▶ 인터뷰 : 윤성식 / 대법원 공보관
-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으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강제추행죄의 법리를 오해했다고 본 판결입니다."

▶ 스탠딩 : 김태영 / 기자
- "법원이 지난 2010년에 이어 잇따라 신체 접촉이 없는 음란행위를 추행죄로 인정하면서 처벌이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

[ taegija@mbn.co.kr ]

영상취재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