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에서 아플 때가 제일 서럽다 이런 말 들어보셨죠?
요즘 세종시를 두고 나오는 말입니다.
의료 시설이 부족한 건 고사하고, 저녁에 아프면 차를 타고 20분은 가야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상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원도 춘천에서 세종시 첫 마을 아파트에 사는 딸의 집을 찾은 김순만 씨.
출근한 딸 대신 감기에 걸린 손녀딸을 데리고 아파트 단지의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인터넷 예약을 안 했더니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 인터뷰 : 병원 간호사
- "희연이요? (네.) 저희가 예약자가 있어서 한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하거든요. 저기서 앉아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소파에 앉아 30분을 기다린 끝에 의사 선생님을 만나 진찰을 받습니다.
약은 집을 나온 지 45분이 지나서야 받아봅니다.
2만여 명이 사는 이 마을에 병원은 세 곳뿐.
진료과목도 한정돼 있어 뼈가 부러지거나 허리 통증이 있을 때는 큰일입니다.
▶ 인터뷰 : 김순만 / 강원도 춘천시
- "애들이 크게 다쳤을 때는 갈 데가 없잖아요. 정형외과 같은 것도 없고, 또 어른들도 갈 병원이 없고…."
응급 의료 시설은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 스탠딩 : 이상곤 / 기자 (세종시 조치원읍)
- "세종시에는 아직까지 대형병원은 없고, 24시간 운영되는 병원은 이곳 한 곳뿐입니다."
세종시 첫 마을에서 차로 20분이나 걸리는데다 응급실 병상도 5개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환자들은 대전이나 천안 등 인근 지역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운 세종시.
응급 의료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 유치도 논란에 휩싸이면서 의료공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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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