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데요
이런 추위에도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노점상들입니다.
원중희 기자가 직접 길거리의 삶을 체험해봤습니다.
【 기자 】
하얀 입김이 나올 만큼 쌀쌀한 아침.
20년 넘게 길거리에서 채소 장사를 해온 김정숙 아주머니를 따라 노점 준비에 나섰습니다.
야채값은 얼마인지, 가격 흥정은 어떻게 하는지, '장사 노하우'를 전수받고 손님을 끌어 모읍니다.
"2개 2,500원? 그래요, 2개 드릴까요?"
기자의 장사가 답답해서였는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장사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베테랑도추위는 어쩔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정숙 / 노점상
- "올해가 최고 춥대. 어머니들도 이렇게 추운 해는 처음 봤다고. 영하 16도…."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 큼지막한 무 하나 팔면 남는 돈은 겨우 오백 원. 하루종일 이곳에서 추위에 떨어도 손에 쥐는 돈은 3~4만 원 남짓입니다."
길거리에서 코를 훌쩍이며 식사하는 모습에는 괜스레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 인터뷰 : 김정숙 / 노점상
- "올겨울 너무 추워서 채소장사도 못하고 혼났지. 힘든 거? 못 파니까 얼어서. 가게 같으면 불도 때고 그러지만…."
노점상 종사자 수는 최근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
불황과 한파로 손님까지 줄면서 이번 겨울은 더욱 힘듭니다.
▶ 인터뷰 : 신성자 / 노점상
- "추워도 어느 정도 적당히 추워야 되는데 많이 추우면 그냥 막 지나가니까. 나와서 팔아도 일당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호떡집도, 어묵집도, 붕어빵집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한 3개월 남았으니까 겨울이. 한번 그때까지 버텨봐야죠…"
그들의 기나긴 겨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