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갓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기들이 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런 끔찍한 일들이 생기는 걸까요?
전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하얀 이불에 싸여 있는 갓난아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5일 새벽, 누군가 한 통의 편지와 함께 아이를 두고 간 겁니다.
이렇게 하룻밤 사이에 아이 두 명이 이곳에 버려졌습니다.
▶ 인터뷰 : 정영란 / 당시 발견자
- "한 명은 지난밤 늦게,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새벽에 들어왔는데요. 편지를 읽어봤더니 사연이 구구절절하게 써져 있더라고요."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갓난아기가 거리에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베이비 박스입니다. 최근 들어 이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8월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서 뚜렷해졌습니다.
입양이 법원 허가제로 바뀌면서 친부모가 직접 출생 신고를 해야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형편상 아기를 다른 사람에게 입양시켜야 하는 미혼모들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양 / 미혼모
- "자기 호적에 올려야 하고 입양되면 입양하려는 부모님도 만나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법 개정 이후 입양 의뢰 건수도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최안여 / 홀트아동복지회 국내 입양팀장
- "평균적으로 발생하는 숫자는 있는데 반으로 줄었으니까 반은 어디로 갔느냐. 본인이 양육하는 경우도 있을 거고 유기하는 사례도 있을 거고…."
아동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입양허가제가 오히려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귀한 생명 아무 데나 유기되지 않고 이곳에 안전하게…."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 취재 : 박준영, 배병민
영상 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