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 등 전국에서 이틀 새 1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 조성민 씨의 사망 이후 또다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원룸.
20살 최 모 씨와 백 모, 28살 신 모 씨 등 남녀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창문 틈이 테이프로 붙여져 있고, 타버린 착화탄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경찰은 이들이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산의 한 모텔에서도 신변을 비관한 56살 장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남 창원시 한 야산에서도 49살 박 모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부익 / 창원중부경찰서 강력 5팀장
- "건강이 안 좋다 보니까, 신체적으로 힘들어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 같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부산과 경남 등 전국에서 이틀 새 10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해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진실 씨가 숨을 거둔 2008년 10월 자살자 수는 한 달 전 1,083명에서 1,793명으로, 무려 65%나 급증했습니다.
또 2005년 2월 배우 이은주 씨가 숨졌을 때는 자살자 수가 한 달 만에 2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 인터뷰 : 이미경 / 부산시 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
- "유명한 사람이, 많은 걸 가진 사람이 자살하는 걸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정말 아무런 미련없이 죽어도 되는 거구나! 이런 마음을…. "
문제는 잇따른 자살이 개인적인 불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 병리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서일석 / 정신과 전문의
- "상실감을 맛본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자살이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전 연령층에 걸쳐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 인구 10만 명당 하루 평균 33명, 43분마다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 평균치인 12.8명의 2.4배가 넘습니다.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