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 씨의 사망을 계기로 우리나라 조폭의 과거와 현재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조폭의 변천사를 이성훈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 기자 】
□ 1세대 : 일제강점기 '낭만파 주먹'
나라를 잃은 울분과 설움 속에서 일제에 맞선 주먹들이 있었습니다.
장군의 아들 김두한과 시라소니 이성순, 구마적과 신마적으로 각각 불린 고희경과 엄동욱.
우리 상인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 아래 명동과 종로 상권을 노리는 일본 주먹패들과 맞서 싸웠습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조선의 주먹패는 수표교에서 벌어진 일본 주먹패와의 싸움에서 패한 뒤 세력이 급속도로 약해집니다. 그리고 권력과 주먹이 유착하는 어둠의 정치사가 시작됩니다."
□ 2세대 : 광복 이후 '정치깡패'
광복 후 좌·우익의 대립 등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주먹패는 정치세력과 결탁합니다.
정치깡패 이정재는 자유당의 이기붕과 손을 잡고 야당발기인대회를 방해하는 '장충동테러사건'을 주도합니다.
반공예술인단을 이끌며 이승만의 총애를 받던 임화수 역시 '고대생 습격사건' 등 정치테러를 일삼습니다.
그러나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몰락하자 정치깡패들은 힘을 잃습니다.
□ 3세대 : '70~'80년대 '전국구 조폭'
70~80년대엔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폭력조직의 덩치도 덩달아 커집니다.
김태촌이 이끄는 서방파,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등 전라도 3대 조직이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게 됩니다.
▶ 인터뷰 : 전 서방파 조직원
- "('70~80년대) 우리 형님의 꿈은 전국을 통일하려고 했죠. 일본 야쿠자처럼 하려다 실패했죠."
당시 조폭들은 폭력과 갈취, 성매매에 마약 밀매까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 4세대 : '90년대 이후 '기업형 조폭'
'범죄와의 전쟁' 선포로 조폭은 점점 군소화됩니다.
유흥주점 등에서 벗어나 유통업과 엔터테인먼트업 등 합법을 가장한 형태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습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전국의 조폭은 217개, 5천300여 명으로 조직 1개당 평균 조직원은 25명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