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격 철거된 '넝마공동체' 문제가 결국 서울시와 강남구의 싸움으로 비화됐습니다.
서울시가 '넝마공동체' 철거를 인권침해라고 규정하자 강남구는 즉각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 하겠다고 맞섰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강남구는 지난달 15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시유지를 불법 점거했다는 이유로 영동 5교 밑 '넝마공동체'를 철거했습니다.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무자비한 철거 과정은 물론 출입 통제와 음식물 반입 차단, 공중화장실 폐쇄 등은 생존권을 제한한 과도한 조치란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영자 / 넝마공동체 주민
- "너무너무 분한 겁니다, 아주. 분하고 떨려서….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도 없고…. "
결국, 주민들은 지난 9월 출범한 서울시 인권센터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3주간 조사를 벌인 서울시 인권센터는 강남구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임시거처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겨울을 앞두고 진행한 기습적인 야간 행정대집행은 기본권 침해이자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강남구는 일방적인 조사 결과라며,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맞섰습니다.
행정대집행 자체가 합법인데다, 세곡동에 임시거처를 마련하는 등 충분한 조치를 했지만, 모두 무시됐다고 성토했습니다.
▶ 인터뷰 : 김중철 / 강남구청 주거정비팀장
- "연간 2만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시 행정재산입니다. 그래서 여기는 누구도 무단으로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광역-기초 지자체 싸움으로 번진 주민 생존권과 정당한 공권력,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을 또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