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모두 '제왕적 대통령제'를 포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권위주의의 상징이자 내곡동 사저 의혹 등 여러 파문을 일으킨 경호처에 대해선 정작 별다른 입장이 없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당시 장관급이던 경호실을 차관급인 경호처로 격하시켰습니다.
그럼에도, 경호처는 내곡동 사저 편법 매입 의혹이라는 또 다른 파문을 낳았습니다.
이처럼 경호처는 특성상 군사정권의 산물이자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번 대선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버리겠다고 한 두 후보는 '경호처' 개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이 없습니다.
그나마 광화문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한 문재인 후보도 경호처 문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 "이제 우리나라 전체의 안보 수준이 (예전처럼)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대통령의 안전에 문제가 없는 그런 수준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후보도 현행 경호처를 바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해진 /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
- "청와대가 지금처럼 북악산 밑에 외진 곳에 있고, 접근에 제한이 있는 것은 권위주의보다는 경호나 경비 상의 요인이 큰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세계 주요 국가 중 국가원수 경호기관을 별도로 둔 나라는 미국과 한국에 불과합니다.
예전의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차기 대통령, 정작 수많은 폐해를 드러낸 경호처의 끈은 놓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