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불이 참 자주 나죠.
그런데 건물의 일부 외장재가 화재를 막기는커녕 더 키우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모텔이 불길에 휩싸여 있습니다.
1층에서 난 화재는 외벽을 타고 빠르게 건물 전체로 번졌습니다.
▶ 인터뷰(☎) : 소방서 관계자
- "도착했을 때는 이미 벽면을 다 뒤덮었으니까요. 순식간에 붙어 버렸다고 하더라고요."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불이 쉽게 번진 이유는 이런 건물 벽면에 붙이는 껍데기 즉, 외장재 때문입니다."
요즘 많이 쓰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만든 외장재가 특히 문제입니다.
화려한 색을 싼값에 낼 수 있지만 불에 매우 잘 탑니다.
▶ 인터뷰 : 외장재 공사업체 관계자
- "다른 재료에 비해서 비용이 3분의 1 정도밖에 안 든다. 단점은 화재에 약한 거 하고…."
드라이비트 외장재로 시공한 벽에 실험해봤습니다.
1분 만에 불이 붙어, 위쪽까지 다 타는데 4분도 채 안 걸립니다.
많이 쓰이는 또 다른 외장재와 비교해도 2배는 빨리 탑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건물 8백 개를 조사한 결과 3개 중 1개는 이런 불에 잘 타는 외장재를 쓰고 있습니다.
2010년 부산 38층 건물 화재 때처럼 외벽 화재는 빠르게 저층에서 고층으로 번지기 때문에 빌딩에선 내부 화재만큼 위험합니다.
▶ 인터뷰 : 유용호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외부에서 난 화재가 벽면을 타고 수직적으로 빠르게 전파가 되면서 오히려 내부 안쪽으로 피해를 2차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싸고 예쁘다는 이유로 불에 취약한 외장재를 계속 쓰는 사이 시민들은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