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으로 대학 여러 곳을 운영해온 70대 사립대 이사장이 구속됐습니다.
이 이사장이 최근 설립한 한 대학을 가보니, 그야말로 부실 그 자체였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수도권 내 대학 설립이 까다로웠던 지난 2005년, 문을 연 경기도 화성의 한 대학.
대학 건물은 단 2채뿐입니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대학의 심장인 도서관이 별도 건물이 아닌 4층, 강의실 2곳에 마련돼 있습니다.
그나마 문이 잠겨 있습니다.
책을 빌릴 학생은 교무처로 오라는 벽보만 붙어 있습니다.
탁자 몇 개만 놓인 열람실은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나마 열람실에 비치된 잡지는 2009년, 2010년에 발간된 것들뿐입니다.
건물 꼭대기인 5층엔 기숙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실 공간에 만든 숙소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 학교는 최근 교비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 모 씨가 설립한 대학.
학교 설립 후 그 교비로 다른 학교를 세우는 문어발식 확장 대학 중 한 곳입니다.
다른 대학과 비슷한 등록금을 내고도 이 같은 서비스를 받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인터뷰 : 김 모 씨 / S 대 4학년
- "다른 학교랑 등록금은 거의 비슷한데, 시설에 비해 저희는 너무…."
하지만, 학교 측은 대학 운영의 부실이 아닌 지방대학의 한계로 봐야 한다고 일축합니다.
▶ 인터뷰 : S 대 관계자
- "연대나 고대, 서울대, 그 많은 학생 있는데, 도서관 몇 개입니까? 별로 없잖아요. 일반 지방대 가 보세요. 국립대라 해도 도서관 몇 개 안 됩니다."
학생들은 오늘도 건물 2채가 전부인 대학에서 진리와 정의를 배우겠다며, 힘든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