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돈 대신 재능기부를 하는 이웃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김장을 하고 옷을 짓고 달동네 벽화 그리기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부 현장, 원중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진 빨간 김치속이 테이블 위에 가득합니다.
곧이어 배추가 도착하고 150여 명의 봉사자들이 본격적으로 김장을 담그기 시작합니다.
▶ 인터뷰 : 신순애 / 서울 쌍문동
- "작은 손길이지만 이렇게 해서 받아보시는 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맛있는 기부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께 따뜻한 온기로 전달됩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 인터뷰 : 박팔범 / 65살
- "고맙고 감사하고. 올 겨울 김치 걱정없이 잘 먹겠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힙니다.
▶ 인터뷰 : 박순복 / 80살
- "걸어다니질 못하니까 주면 먹고 안 주면 못 먹지…."
의상학과 대학생들도 재능 기부에 나섰습니다.
치수에 맞춰 밑그림을 그리고 원단을 자른 뒤 직접 재봉틀에 실을 꿰어 옷을 짓습니다.
완성된 옷은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남기웅 / 대학생
- "의상과라는 특성을 살려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
세월이 1960년대에 멈춘 듯 달동네 담벼락에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 주민들의 미소를 자아냅니다.
▶ 인터뷰 : 양영숙 / 마을 주민
- "이런 거 있으니까 안 지저분하잖아."
자원 봉사자 가운데 전문성을 활용한 재능 기부는 16% 정도.
불황 탓에 금전적인 기부가 어려운 서민들에게 재능 기부는 이 겨울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벽난로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june12@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배병민·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