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 중인 농가지원사업 일부가 표류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고 150억 원이 농식품부 '공기열' 지원 사업으로 배정됐지만, 아직 신청한 농가가 한 곳도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식품부는 이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농식품부가 농가에 지원하는 '공기열 히트펌프' 지원사업.
에너지 절약과 농가 소득 보전을 목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이 사업에 배정된 올해 국고만 150억 원, 지방비까지 포함하면 240억 원에 달합니다.
올해 공기열 히트펌프 사업을 하겠다고 희망한 농가는 8곳, 하지만 모두 설치를 포기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고, 농가 소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자신들이 지원하는 공기열 제품은 영하 15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출시된 공기열 제품은 0도를 넘어가면 거의 작동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공기열 대리점 관계자
- "0도 이하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고장률이 80~90%. (영하 15도에서도 작동이 잘 된다고 홍보하던데요?) 그건 말이 안 돼요."
농식품부는 또 공기열 히트펌프를 설치할때는 기존 난방시설을 그대로 놔두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공기열 히트펌프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는 농식품부가 보조난방 의무화라는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특히, 공기열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문제가 논의 중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거짓이었습니다.
▶ 인터뷰 : 지식경제부 관계자
- "히트펌프라는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공식적인 요청이 있었습니까?) 문서를 통한 공식적인 요청은 없습니다만 의견을 얘기한 적은 있습니다."
해명자료까지 거짓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버젓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농식품부.
내년에 이런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며 100억 원 이상의 국고를 또 받아 냈고, 농가들의 지원 신청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