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소비자 담합피해 첫 인정

【 앵커멘트 】
밀가루 값을 담합한 CJ 제일제당과 삼양사가 비싼 밀가루를 사들인 삼립식품에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밀가루뿐만 아니라 설탕 등 중간단계가 많은 원료 산업 전반에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정수정 기자.(네, 사회부입니다.)


【 질문 】
이번 판결,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 기자 】
네, 이번 판결은 밀가루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로 담합한 업체들이 그 밀가루를 사들인 중간소비자 업체에게 손해를 배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대법원 2부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삼립식품에 각각 12억4천만 원과 2억3천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제빵업체인 삼림식품은 2006년, CJ제일제당과 삼양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삼립식품은 "담합으로 인해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밀가루를 사들여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는데요.

6년 동안 계속된 소송은 대법원이 삼립식품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습니다.

대법원은 "담합사들이 도매상에 대한 공급가격을 담합하면서 밀가루 가격도 인상된 만큼 삼립식품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국내 밀가루 생산업체 8곳이 2001년부터 5년동안 조직적으로 생산량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430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담합과 관련해 최종소비자가 아닌 중간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입니다.

따라서 밀가루와 설탕 등 원료업계는 물론 전자, 자동차 등 중간단계를 많이 거치는 산업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