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에 몰렸던 한상대 검찰총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예정됐던 검찰 개혁안 발표도 취소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현장 중계차 연결해 알아봅니다.
정수정 기자?
(네, 대검찰청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한 총장이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죠. 어떤 말을 했나요?
【 기자 】
네, 한상대 검찰 총장은 오늘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사퇴했습니다.
한 총장은 "차마 말씀드리기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데 고개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 총장은 이어 "검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검찰의 총수로서 어떤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개혁안 등에 대해서는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면서 "검찰개혁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한 총장은 청사를 떠나면서 "밤새 고민했다"고 말하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막판에 조직을 추스리지 못해 누를 끼쳤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로써 한 총장은 대검 중수부장과 대립각을 세운 지 40시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한 총장은 어제 오후 급작스럽게 사퇴의사를 밝히면서도 "대통령의 신임을 묻겠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사이 청와대 측과 조율 끝에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은 총장 사퇴 직후 성명을 내고 "검찰 내부의 혼란으로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자숙하고 또 자숙하면서 뼈저린 반성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2 】
이제 관심은 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최재경 중수부장의 거취인데요. 오늘 간단하게 입장을 밝혔다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최 중수부장은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여러모로 송구스럽고 감찰 문제가 종결되는 대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발언은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나서 자신도 거취를 정해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서 최 중수부장은 김광준 검사의 비리의혹을 최초로 인지해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초 인지한 자신이 하루아침에 감찰 대상자로 낙인찍히자 그동안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하지만, 총장이 결국 사퇴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지면서 최 중수부장도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총장이 사퇴하면서, 검찰은 당분간 채동욱 대검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꾸려지게 됩니다.
총장 퇴진으로 이명박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검찰총장 없는' 대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MBN뉴스 정수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