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신용불량자에게 놀아나 무려 107억 원을 대출해준 한 수협 지점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김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가 된 임 모 씨가 광주 모 수협 지점과 거래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임 씨는 자신을 인테리어 업자로 소개하며, 장모와 친인척 명의를 빌려 1~2억 원씩 대출해 이자를 꼬박꼬박 갚아 나갑니다.
수협 직원들에게 환심을 산 임 씨는 수십 차례에 걸쳐 수억 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며 대출규모를 늘려 나갑니다.
이렇게 해서 임 씨가 대출받은 돈은 75회에 걸쳐 무려 107억 원.
▶ 인터뷰 : 수협 관계자
- "당시 지점장으로서는 대출을 더 많이 해서 지점을 활성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죠."
이 과정에서 감사도 있었지만, 이미 장부를 조작해 모두 헛수고였습니다.
임씨는 수협의 대출금액이 5억 원으로 제한되자, 사례금을 주고 노인 등으로부터 명의를 빌렸습니다.
또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인 다음 담보물 평가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임씨와 수협 직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 인터뷰 : 이상출 / 광주서부경찰서 지능팀장
- "담보 물건이 빈약해서 담보 가치력이 없습니다. 조합원이 출자한 100억 원대의 돈이 실효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축은행 비리에 이어 수협의 한심한 불법 대출까지, 금융기관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