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재입북이 잇따르면서 북한이탈주민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확한 탈북자 재입북 동기와 경위, 규모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8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연 탈북자 부부 김광혁·고정남 씨.
지난 2008년과 2009년 차례로 탈북했다는 부부는 9월 12일 재입북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 생활에 환멸을 느꼈다는 게 이들의 내세운 재입북 사유입니다.
특히 이들은 남한 내 탈북자에 대한 냉대와 수모가 극에 달하면서 탈북자의 80%가 재입북을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북한은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던 탈북자 전영철 씨를 체포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까지 확인된 탈북자 재입북 사례는 모두 4건.
하지만, 모두 북한의 공식 발표로 확인됐을 뿐, 우리 정부는 재입북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형석 / 통일부 대변인
- "탈북민이 2만 4천 명이 넘었습니다. 넘은 상황에서 '아무래도 정부가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가 있다' 이런 점을 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북한군 귀순 등의 여파를 차단하고, 체제 단속을 위해 김 씨 부부를 내세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이들이 재입북의 결정적 동기라고 밝힌 부분은 사실상 체제 선전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고정남 / 재입북자(8일·조선중앙TV)
- "원수님을 모신 영상 편집물을 여러 번 반복해 보면서 우리 세현이도 하루빨리 원수님 품에 안기게 하자고 굳게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탈북과 재입북 사실이 공식 확인된 만큼 탈북자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