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과 싸우는 노숙자들, 추운 겨울은 '생지옥'입니다.
1년 전 서울역에서 쫓겨난 노숙자들이 수원역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오전 11시 부산역.
날은 이미 밝았지만, 여전히 역 주변에는 잠을 자는 노숙자들이 많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이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무료급식소.
▶ 인터뷰 : 부산역 노숙자
- "아침, 점심, 저녁 매일 오는데요. 하루 세끼를 (무료 급식으로 해결합니다.)"
밤이 되자 서울역에도 노숙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비가 내리고 기온도 크게 떨어지면서 추위가 살을 파고들지만, 1년 전 강제 퇴거조치로 역사에는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머뭅니다.
이 때문에 수원역을 찾는 노숙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수원역사 환경미화원
-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다 노숙자들이에요. (서울역에 노숙자들을 못 들어오게 한 이후에 지금 수원역은) 더 많아졌어요."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지금 시각이 새벽 3시인데요, 수원역사 곳곳은 보시는 것처럼 노숙자들이 차지했습니다."
한쪽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사이 구석진 곳에서는 종이 상자를 깔고 잘 채비를 합니다.
▶ 인터뷰 : 수원역 노숙자
- "(왜 여기서 주무세요? 불편하신데) 집이 없잖아. (뭐가 제일 불편하세요?) 잠자리가 제일 불편하지. 집이 없으니까…"
역사 주차장에 간이침대를 만들고, 심지어 화장실 안에서도 잠을 청합니다.
미처 자리를 못 잡은 한 노숙자는 발만 동동 구릅니다.
▶ 인터뷰 : 수원역 노숙자
- "집에 가기도 그렇고. 부인한테 미안하고. 이렇게 노니깐…. 추운 것이 제일 힘들어요. 추위가…."
역 근처에 쉼터가 있지만, 오후 9시 30분까지만 입실할 수 있어 쉼터라는 이름이 무색한 실정.
겨울은 점점 다가오는 데 마땅한 대책이 없어 노숙자들의 걱정은 커져만 갑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이재기·정운호·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