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이 광복 6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나 배상을 하지 않은 것, 알고 계시죠.
피해자와 유족은 원통한데, 우리 정부는 공공사업을 맡기고 수천억 원의 제품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전쟁 희생자 추모비 앞에 무릎 꿇은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
보란 듯이 신사 참배에 나서는 일본 지도층.
이들 국가의 기업들도 과거사 청산 방식이 정부를 빼닮았습니다.
독일 전범기업인 지멘스, 폭스바겐 등은 계속해서 사죄하고 배상하지만, 일본의 기업들은 사실을 인정조차 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후안무치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의 황당한 관용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얼을 기리는 독립기념관입니다.
이곳에서 우리 역사를 구현하는 장비는 샤프와 NEC.
모두 일본의 대표 전범기업 제품들입니다.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은 물론 4대강 사업 홍보관도 산요, 파나소닉, 미쓰비시 등 전부 전범기업 영상기기로 채워졌습니다.
한결같이 몰랐다는 해명입니다.
▶ 인터뷰(☎) : 독립기념관 관계자
- "그 기업이 전범 제품이라는 건 저희가 알진 못했고요."
▶ 인터뷰(☎) : 수자원공사 관계자
- "(전범기업인지) 잘 몰랐습니다."
▶ 스탠딩 : 박유영 / 취재기자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한 수천억 원대 사업들도 일본 전범기업이 맡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소송 중인 미쓰비시는 아리랑 3호와 발전소 건설 및 가스터빈 수출 계약을 싹쓸이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공기업들이 올해 들어 일본 전범기업과 맺은 계약 규모만 1조 5,000억 원이 넘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들과 손잡은 사이, 중국은 일본 전범기업을 압박해 3년 전 사과와 배상을 받아냈습니다.
1년에 80만 원뿐인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84세 (14세 때 강제징용)
- "강제로 끌려간 우리 일을 해결 안 해주고 이렇게 고통받게, 눈물 속에서 살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원망돼 죽겠어요. 우리 정부가…. "
한쪽에서 사죄를 요구하고 한쪽에선 국고를 퍼주는 이상한 상황 속에, 일본 전범기업들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