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진 경찰 순경 채용시험 한국사 과목에서 출제 문제 오류로 전원 정답 처리되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외부 전문가 대신 현직 경찰관이 출제해 벌어진 일로, 고졸 채용 확대를 앞두고 대비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20일 치러진 올해 3차 경찰 순경 채용 필기시험 한국사 시험지입니다.
삼국시대 불교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묻는 문제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답으로 공고된 2번 지문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나옵니다.
신라 진흥왕이 황룡사 9층탑을 만들었다고 돼 있지만, 탑이 완성된 시기는 선덕여왕 때입니다.
논란이 일자, 경찰청은 모든 지문을 정답 처리하고 전부 맞는 답으로 결정했습니다.
수험생들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지도 않은 과목에서 오류가 나왔다는 사실이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수험생
- "수험생 입장에서 되게 혼란스럽고, 시험이란 게 한 문제로 합격이 좌우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는 이 한국사 과목 문제를 경찰청 직원들이 출제했다는 사실입니다.
▶ 인터뷰(☎) : 경찰청 관계자
- "우리 직원들로, 내부 출제 위원으로 선정해서 (출제)했었습니다. 한국사를 전공한 직원들로 했고요."
정부는 내년부터 고졸자 채용 확대를 위해 고등학교 과목을 공무원 시험에 대거 도입합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이번과 같은 오류 가능성에 대해 별다른 대비책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채용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성입니다. 최근 고졸자 채용 확대 시점에서 일부 정부기관은 스스로 그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