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재래시장은 모처럼 흥이 났습니다.
자식을 위해 이것저것 고르는 어르신들의 손놀림이 바빠지고, 흥정은 덤입니다.
문제는 집으로 가는 길.
추억의 버스 차장이 나서 어르신들의 짐도 들어 드리고 말동무도 되어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행복이 가득 한 시골장터로 안내합니다.
【 기자 】
온갖 잡곡이 뻥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얀 연기와 함께 부풀어진 곡식이 추석처럼 풍성해 보입니다.
제사상에 오를 고사리와 밤이 소쿠리 한가득 담아 놓지만, 담기 바쁘게 팔려나갑니다.
▶ 인터뷰 : 이종남 / 상인
- "이제 다 팔고 남은 게 이거 남았어요. 밤하고 고사리. 도라지랑 부추는 다 팔았어요."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이처럼 시골 시장의 추석 맞이는, 이제는 기억에서 잊혀 가는 안내양을 태운 시내버스를 만나면 더욱 흥겨워집니다."
추석 장보기가 끝나자, 집으로 데려다 줄 시골 버스가 기다립니다.
▶ 인터뷰 : 박선희 / 버스 안내 도우미
- "짝지 안 오신 분 안 계시죠? 이제 출발해도 되죠? 네, 출발합니다. 어머님 꼭 잡으세요."
지난 1989년 사라졌던, '버스 차장'이 세월을 거슬러 다시 나타난 겁니다.
짐도 들어주고, 말동무도 되어주는 '버스 차장' 때문에 울퉁불퉁 시골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정란 / 승객
- "그래 (안내원이) 아까 마중 나올 때 참 예쁘다 했다."
시골 장터를 오가는 추억의 '버스 차장'이,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