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막히는 고향길, 짜증 많이 나시죠?
하지만, 고향 갈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합동 차례상으로 그리움을 달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을 갈태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쪽방촌이 밀집한 서울 창신동.
추석을 앞두고 합동 차례상이 마련됐습니다.
환갑을 넘긴 쪽방촌 주민 김남용 씨가 차례상에 부모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돌아갈 강릉의 고향집도, 절을 올릴 부모의 묘소도 없는 김 씨, 결국 눈물을 쏟습니다.
▶ 인터뷰 : 김남용 / 쪽방촌 주민
- "어머니 돌아가실 때, 아버지 산소를 파서 화장한 후에 어머니 (분골)와 함께 섞어서 높은 산에…."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고향이 있어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 이렇게 서울 한구석에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차례를 끝내고, 구수한 노랫가락이 흐르는 가운데 한쪽에선 추석 연휴에 먹을 음식을 나누느라 분주합니다.
((현장음))
"국수, 맛소금, 조미료, 옆에서 음료수랑 떡 받아가세요~"
하지만, 연휴 내내 좁은 방에 틀어박혀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용산의 쪽방촌 주민 54살 김 모 씨.
고향 가는 생각마저도 사치입니다.
몸이 아파 몇 달째 일을 하지 못하면서 당장 추석 연휴에 먹을 음식이라곤 라면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쪽방촌 주민
- "이렇게 살았으니까…. 아유, 쓸쓸하죠."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만 참으면 고향 친지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주민들, 서울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 쪽방촌 사람들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