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이별 통보에 흉기를 들고 극단적인 행동을 벌이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비극은 애인을 때리는 '데이트 폭력'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황재헌 기자가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아파트 단지에서 10시간 가까이 벌어진 한밤의 인질극.
결혼에 반대하는 여자친구 모녀를 상대로 25살 박 모 씨가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결국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숨지는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인질극 피의자
- "(심정이 어떠세요?) 어떠실 것 같은데요?"
남녀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황급히 뛰어갑니다.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쫓아와 위협합니다.
다른 남자를 만났다며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폭행하는 30대 남성입니다.
이처럼 연인 혹은 과거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폭력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한국여성의전화에 상담 전화를 건 10명 가운데 4명은 데이트 폭행 피해자.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그런데 최근 이 데이트 폭력이 극단화돼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 잇따랐습니다. "
울산에선 여자친구 자매를 살해한 김홍일이, 경기도 성남에선 애인 모녀를 모두 숨지게 한 24살 박 모 씨가 충격을 줬습니다.
▶ 인터뷰 : 김홍일 / 자매 살인 피의자
- "(애인이) 보다 좋은 사람 만나려고, 제가 뭐 못났고 돈도 없으니까"
연인에게 매우 헌신했던 사람이나 은둔형 외톨이는 이별 통보를 받았을 때의 실망감을 폭력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폭행이 일어났을 때 부끄러운 일이라며 숨기기보다 반드시 공개해 연인에게 경고를 해야 합니다.
▶ 인터뷰 : 서경현 /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폭력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하고요, 주위 사람들한테 알려서 폭행피해를 보고 있다는 걸 알려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사귈 때에도 연인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헤어질 때도 서서히 관계를 정리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just@mbn.co.kr ]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