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나 승객의 공격에 대비해 많은 택시기사들이 블랙박스를 설치하는데요.
그러나 승객의 모습이 그대로 녹화되고 심지어 음성까지 녹음돼서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정설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XX 진짜 모르네."
욕설을 내뱉고 툭툭 치며 시비를 걸고, 심지어 운전석으로 넘어오기까지.
갖가지 수난에 시달리는 택시기사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블랙박스를 설치합니다.
▶ 인터뷰 : 김용식 / 택시기사
- "사고가 나서 서로 잘잘못 가릴 때 블랙박스가 굉장히 효과가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안내판을 붙인 뒤, 영상을 녹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녹음을 해서는 안됩니다.
▶ 스탠딩 : 정설민 / 기자
- "택시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입니다. 음성녹음은 금지돼 있지만 이처럼 대화내용이 고스란히 저장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들은 언어폭력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있어 녹음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김순용 / 택시기사
- "당하고 보면 녹음까지도 해야 된다고…. 아직도 언어폭력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시민들은 블랙박스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사생활이 그대로 기록되는 게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진웅 / 대구 도원동
- "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서 제가 모르는 목적으로 이용될까 봐…."
▶ 인터뷰 : 한순기 /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과장
- "녹음기능을 사용하거나 함부로 외부에 유출한 사례가 발각되면 징역 3년 이하나 벌금 3천만 원 이하의…."
당국이 설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마땅한 단속 방법도 없어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