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경관을 살리겠다는 강원도 동해의 녹색경관길 조성 사업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장에 불법 폐기물을 파묻은 업체 현장소장과 이를 묵인해준 공무원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영동선이 통과하는 강원도 동해의 망상역 부근.
지난해 11월부터 34억 원을 들여 도보여행길로 조성하는 녹색경관길 사업이 시작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그늘막이 덮여 있습니다.
그늘막을 걷어내고, 해당 부지와 웅덩이까지 파봤습니다.
각종 공사 자재와 생활 폐기물, 석재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옵니다.
공사업체 현장소장 46살 김 모 씨는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녹색경관길 사업 현장에 건설 폐기물 34t을 묻었습니다.
이를 통해 김 씨는 폐기물 처리비 1억 5천만 원과 웅덩이 매립비 5천만 원을 동시에 챙겼습니다.
▶ 인터뷰 : 정창석 / 동해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환경을 살리자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환경 파괴를 초래한 경우로…."
더 큰 문제는 해당 부지가 철도용지란 사실입니다.
폐기물이 그대로 매립된 채 녹색경관길이 조성됐을 경우 망상역과 영동선 운행 안전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경은 김 씨와 이를 알고서도 묵인해 준 동해시청 7급 공무원 45살 김 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녹색경관길 사업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