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태풍으로 제주의 항만시설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방파제가 갈라지는가 하면 서귀포항은 밀려나가기까지 했습니다.
제주방송, 조승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태풍 볼라벤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지난 28일.
10미터가 넘는 높은 파도가 서귀포항 방파제를 강타했습니다.
뒤이어 태풍 덴빈까지 덮친 서귀포항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쌓여 있던 테트라포드가 군데군데 부서졌습니다.
무게가 72톤이나 나가지만, 파도에 쓸려나가 유실된 것도 파악된 게 2천 개가 넘습니다.
▶ 스탠딩 : 조승원 / KCTV 기자
- "태풍 당시 파도의 위력을 보여주듯 테트라포드 일부가 방파제를 넘어왔습니다."
방파제에는 한 뼘은 족히 넘을 만한 틈이 생겼습니다.
하역장에 설치돼 있던 조명등이 엿가락처럼 휘는가 하면, 바닥도 푹 꺼졌습니다.
▶ 인터뷰 : 현동호 / 제주 서귀포시
- "(방파제) 동산 쪽에 삼발이가 넘어와서 굴착기로 치우는 걸 봤습니다. 매미보다는 약해도 (볼라벤도 태풍 강도가 셌던 것 같습니다."
태풍은 남원읍 위미항도 덮쳤습니다.
철재 난간이 뽑혀 사라졌고, 꺾인 채로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방파제로 들어가는 도로는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성산읍 신산포구 방파제도 30미터 정도가 유실됐습니다.
이로 인해 방파제 뒤에 정박해 있던 선박 6척이 침몰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
태풍은 완전히 소멸됐지만, 항만시설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KCTV 뉴스 조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