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받고 부모나 애인, 하객 등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역할대행 업체가 성황인데요.
현장에 나가보니 비밀리에 이뤄진다는 점을 이용해 별의별 대행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박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년 넘게 역할대행 업체에 몸담은 정모 씨.
이쪽 분야에 빠삭하다는 정씨는 소위 '안 해본 대행이 없다'고 자처합니다.
▶ 인터뷰 : 정모 씨 / 역할대행 업체 직원
- "사람을 죽이거나 마약 파는 것 빼고 다 합니다."
정씨는 충격적인 실태도 말해줬습니다.
방학철인 요즘, 낙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함께 갈 부모 역할을 구해달라는 미성년자들 의뢰가 폭주한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정모 씨 / 역할대행 업체 직원
- "중학생들도 임신을 많이 하고요. 고2, 고3은 어유…일주일에 몇 건 이상 옵니다. (우리 업체는 안 하지만) 다른 업체는 연락 오면 다 합니다. 단가가 세거든요."
취재 결과, 정씨 말대로 전화 한 통에 어머니 대행인이 구해졌습니다.
비용은 업체마다 다른데 10만~30만 원 선이었습니다.
10대로 가장한 MBN 취재진과 산부인과에 들어간 가짜 어머니는 능숙하게 접수를 합니다.
((현장음))
어머니 역할대행: 우리 애가 지금 임신을 했는데 (낙태 수술) 상담 좀 받으려고요.
병원 관계자: (학생)주민번호 입력해주세요.
몇 가지 조언도 덧붙입니다.
((현장음))
어머니 역할대행: 수술 날짜를 최대한 빨리 잡는 게 좋아. (태아가) 더 크기 전에 빨리 해야지. (학생도) 어쨌든 공부해야 할 나이인데.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업체 관계자들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 거래가 성사된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그 역할이 불법과 비윤리의 영역에 들어있다면 과연 떳떳한 일 일까요?"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돈이면 뭐든 가능하다'는 물질만능주의가 통용되는 탓에 그릇된 역할대행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shine@mbn.co.kr]
<<시사기획 맥>>18일(토) 밤 10시
'역할대행, 속고 속이는 세상'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