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가 죽은 환자에게 무려 13가지 약물을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는 혈관투약이 금지된 약물까지 포함돼있었습니다.
정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말에 발생한 강남 산부인과 의사의 시신 유기 사건.
피의자인 산부인과 의사 김 모 씨는 영양제에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섞어 투여하다 환자가 사망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미다졸람 외에도 마취제인 나로핀과 베카론 등 약물 13종을 섞어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섞어서 투여할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약물들입니다.
▶ 인터뷰 : 이세진 / 순천향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베카론의 경우) 전신 마취를 할 때 환자의 호흡 근육을 마비시키는 용량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환자의 호흡을 마비시켜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 두 사람이 성관계를 가진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과 고의 살해 여부는 여전히 미궁속입니다.
범행 동기가 불명확한데다 김 씨가 고의 살해 의혹을 부인함에 따라 경찰은 일단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 인터뷰 : 안상길 /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계장
- "의사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해당 산부인과가 약물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문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