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속에, 휴가철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국 해수욕장도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데요, 사람이 몰리다 보니 각종 사고와 범죄가 끊이지 않습니다.
여름 해수욕장 경찰서의 하루를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서해안 최대 규모로 꼽히는 대천해수욕장.
이곳은 지난 6월 말부터 여름 해양경찰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발생하는 안전사고 수습에 바닷가 순찰은 기본.
순찰 중 발에 피를 흘리는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발에 피가 많이 나요. 피가 많이 나. 발에.
」
모래 속 숨어 있던 쇠꼬챙이에 발을 찔린 이 남성은 진료소로 이송돼 치료를 받습니다.
본격적인 인파가 몰리는 오후 시간.
이번에는 미아가 발생했습니다.
「몇 살이야? 7살. 엄마, 아빠 전화번호 알아?」
이곳에 접수되는 미아 발생 건수만 하루 20여 건.
「미아를 여름 해양경찰서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도움으로 아이는 두 시간 만에 부모를 찾았습니다.
여성 세 명이 경찰서에 들어섭니다.
「집에 가려고 했더니 차가 없어졌어요. 유료 주차장에….」
이런저런 사고 신고로 지구대는 쉴 틈이 없습니다.
해변에도 밤이 찾아오고, 이번에는 피서객의 술판이 벌어집니다.
만취해 바다로 뛰어드는 건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도 없는데 사진만 찍고 바로 나오면 안 돼요?
안돼요. 제가 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몰래 들어가도 출동하지 마세요. 」
밤 10시. 해수욕장 지구대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싸움 같아요. 가 봐야 알겠죠. 」
현장에는 욕설이 난무합니다.
「아, 나! XX 나이 처먹고. XX 」
경찰의 중재로 싸움은 일단락됐지만, 이번에는 또 친구들끼리 시비가 붙었습니다.
「그만 해요. 그만 해요. 네!
XX 개기네. XX 저거!」
역시 가장 힘든 건 술 때문에 벌어지는 사고 수습입니다.
▶ 인터뷰 : 대천해수욕장 지구대 경찰
- "술 깨면 다 착해요. 술만 먹으면 다 이상해요. 다 전과자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술이 원수죠."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또 다른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머리 밀고 발로 차였어요. 자기네 숙박에서 안 잔다고. 저희는 싼 곳 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니에요? 」
이런저런 사고로, 이곳에서 형사입건 되는 경우만 하루 평균 4~5건. 대부분 음주 후 발생하는 사건들입니다.
이 때문에 강릉 경포해수욕장 등 일부 해수욕장은 해변에서의 음주를 금지했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해수욕장 지구대.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경찰의 힘만으로 휴가철 안전을 보장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구성 : 최미희 / 촬영 : 김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