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쪽방촌에서 홀로 사는 분들은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을 정설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서울 동자동의 쪽방촌.
좁은 복도 양쪽으로 한 평 남짓한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여인숙을 전전하다 지난해 이곳 쪽방촌에 자리를 잡은 56살 문정술 씨.
선풍기를 틀고 부채질을 해봐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을 견디기가 힘듭니다.
다리가 불편해 바깥에 나가 바람을 쐬지도 못하고 방에서만 생활하느라 더욱 고통이 큽니다.
▶ 인터뷰 : 문정술 / 쪽방촌 주민
- "열 번 이상 샤워를 하는데 너무나 덥죠. 조금 있으면 또 하고, 또 하고…."
65살 강종안 할아버지는 4년 동안 같은 방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더위가 힘겹게 느껴지기는 처음입니다.
조그마한 창문이 있지만 바람은 들어오지 않고, 선풍기 바람도 뜨겁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강종안 / 쪽방촌 주민
- "4년 반을 살아도 이렇게 더운 건 처음이고, 선풍기 틀어놔도 소용이 없고 뜨거운 바람만 나오고…."
폭염에 쓰러지는 주민이 생길 것을 대비해 소방대원들도 계속해서 순찰을 돌고 있습니다.
서울의 쪽방촌 5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은 3천2백 명 정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폭염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이들 쪽방촌의 여름나기는 힘겹기만 합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