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무풍지대' 삼성전자 본관 앞 '노조집회 허용 판결'

【 앵커멘트 】
그동안 '집회 무풍지대'였던 강남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처음으로 노조 집회가 열립니다.
법원이 삼성 일반노조의 백혈병 사망자 추모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강현석 기자? (네, 서울행정법원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
법원이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처음으로 노조 집회를 허용했다는데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삼성일반노조가 경찰의 집회거부처분을 정지해달라며 낸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일반노조는 잠시 후 오후 4시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 씨의 추모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그동안 삼성 측은 직장협의회 등의 이름으로 올해만 130일 연속으로 집회신고를 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집회가 열린 적이 없어, 다른 집회를 막기 위한 이른바 '유령집회'를 신고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재판부는 집회를 금지함으로써 노조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공공복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삼성노조는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사망한 고 황민웅 씨의 7주기 추모집회를 열고자 서울 서초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는데요.

경찰이 먼저 접수된 집회가 있다는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자, 노조는 법원에 집회를 허가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일종의 가처분에 해당하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냈습니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특히 집회의 정당성 등을 다투는 본안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본안소송까지 노조가 승리하면 '유령 신고'로 사옥 앞 집회를 막아 온 대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한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 씨에 대해 법원은 지난해 "산업재해가 맞다"면서 삼성전자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 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