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여학생을 납치해 억대 몸값을 요구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납치범, 어이없게도 인질의 배다른 오빠였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독산동의 한 아파트.
어제(20일) 아침 7시 반쯤 31살 이 모 씨는 이곳에서 초등학생 이 모 양을 기다립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이 씨는 이 양이 집에서 나오자 학교에 데려다 주겠다며 주차장으로 데려와 차에 태워 납치했습니다."
손발을 묶고 6시간 동안 경기도 일대를 끌고 다니며 이 양의 부모에게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1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이 씨는 3천4백만 원을 송금받는 데 성공했지만, 은행에서 돈을 찾는 등 위치 정보를 흘리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납치된 초등학생은 이 씨의 이복여동생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이혼하고 새어머니와 함께 사는 아버지가 남매들 가운데 특히 막내 여동생을 가장 아낀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꾸민 겁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의자
- "돈이 필요했는데… 그냥 저는 아버지와 불화도 있었고 저 없이 행복하게 잘 사는 가족이 미워서…."
▶ 인터뷰(☎) : 이 양 어머니
- "힘들었죠. 그런 애 아닌데. 그렇게까지는 생각 못했죠."
동생을 인질로 삼은 오빠의 어설픈 납치극은 결국 웃지 못할 촌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