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시행된 영·유아 전면 무상보육이 넉 달 만에 좌초 위기에 빠졌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서초구 등 서울 자치구는 물론 울산과 경기도 등 전국 지자체 무상보육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서초구 한 구립어린이집.
'구의 무상보육 예산이 동난다'는 소식에 부모들은 혼란스럽습니다.
▶ 인터뷰 : 이정민 / 서울 서초동
- "굉장히 당황이 되었어요, 솔직히. 많은 재정이 드는 일이긴 하지만, 사실 굉장히 보탬이 됐거든요."
예산 고갈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2월까지 구의 무상보육 대상 영·유아는 1천600여 명, 하지만 전면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5천100여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덩달아 필요한 예산도 85억 원에서 209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무려 123억 원이 모자라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예산의 63%를 서초구가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자치구는 평균 부담률이 20%에 불과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초구는 부담이 늘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마땅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지자체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서초구를 위한 7월분 긴급수혈자금 26억 원 중 20억 원은 서울시의 '돌려막기' 식 예산입니다.
▶ 인터뷰 : 박주운 / 서울 서초구청 여성가족과장
- "단 10%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치구에서 알아서 해라'는 중앙정부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좌초 위기를 맞게 된 전면 무상보육 정책,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보육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 인터뷰 : 김희은 / 서울 양재동
- "또 정책을 바꿨다가 이랬다 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